김상욱
Q&A
Q. 작가님과 작가님의 일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일러스트레이터 김상욱입니다.
그냥 대상을 관찰하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끔은 이야기를 만들기도 해요. .
Q. 일러스트레이터가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원래는 화가가 되고 싶었는데, 화가는 돈 못 번다는 말을 듣고 어린 마음에 ‘그럼 일러스트레이터를 해야지’라고 덜컥 정해버렸네요. 근데 이제와서는 제가 일러스트레이터인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냥 그림 그리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작가님의 작품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 질문이 제일 어렵네요. 굳이 한번 말해보자면 ‘기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통해 떠오르는 생각들을 모아서, 글자를 대신해 색과 선이라는 언어로 정리한 것이라 생각해요.
Q. 작업공간은 어디에서 하고 그곳은 작가님에게 어떤 공간인가요?
주로 집 책상에서 여러가지 잡음을 틀어놓고 작업하거나, 카페에서 했는데요. 현재는 카페에는 잘 못 가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공간은 크게 상관이 없는 것 같아요. 어디서 그리건 결과물이 작업공간에 의해 달라지는 경우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너무 조용하면 작업을 못하는 경향이 있네요.
Q. 작가님의 작업 방식이 궁금합니다.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고 어떤 식으로 작품을 만드시나요?
가장 먼저 저는 제가 강한 감정을 느낄 때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그 감정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강한 감정에서 느껴지는 에너지를 그리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다음으로는 주로 단어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노래가사라던지, 책을 본다던지 할 때 아이디어를 많이 캐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Q. 난색과 한색 컬러 매치를 하게 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2019년도에 ‘명상’이라는 주제로 많은 그림을 그렸는데요. 그 주제에서 그림을 그릴 때 필요했던 것이 ‘비현실성’과 ‘빛’이었습니다. 태양광 아래서 빛나는 것이 아니라 대상(사물 뿐만 아니라 상황이 될 수도 있는)이 자신이 가진 내면의 빛을 뿜어내는 화면을 그리고자 했거든요. 그래서 선택하게 된 것이 난색과 한색이 동시에 사용되는 방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Q. 새와 하늘, 하늘에 떠 있는 인물을 주로 그리시는 이유가 있는지?
저는 새의 그 형태가 참 마음에 들어요. 부리며 눈 위치며, 깃털의 배치와 털 하나 없는 발까지 참 예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날아다니기까지 하다니!! 새는 제 힘으로 난다는게 참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늘에 떠 있는 사람은 바람에 떠다니는 느낌을 그리고자 했습니다. 하늘과 같이 넓고 탁 트인 공간을 새와 함께 유영하는 사람의 모습에서 편안함과 긍정을 발견하길 바랐습니다. 어쩌면 제가 그린 하늘을 바다로 이해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Q. 앞으로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관심있는) 기법이나 장르의 아트웍이 있으신지?
전 진짜 꼭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바로 애니메이션입니다. 꼭 만들거에요.
Q. 지금까지 해오신 작품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어떤 건가요? (수익 여부 관계없이)
‘명상’이라고 이름을 붙인 그림이 아닐까 싶어요. 이때 한창 노랑과 파랑을 한 화면에 담으려고 애쓰고 있었거든요. 뜻대로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서 많이 스트레스를 받았었는데 마지막에 완성하고 너무 뿌듯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그 그림을 기점으로 한단계 나아갔다는 느낌이 있어요.
Q. 창작활동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적은 언제였나요?
여러분들이 제 그림을 좋아해줄 때가 가장 기쁩니다. 관심에 취하지 않도록 노력하지만, 그래도 좋아해주신다면 정말 기분 좋은 것 같아요. 저만 즐거운 그림은 제가 납득하기도 남을 설득하기도 힘들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해요.
Q. 작품 중 가장 오래 걸린 작품,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참새와 구름을 그린 ‘즐거움’이라는 주제로 작업한 그림입니다. 즐거움이라는 낱말이 가진 힘을 그리고 싶었는데, 너무 어려웠습니다. 색을 수도 없이 바꿔보고, 스케치도 수정해가며 한 일주일을 끙끙 앓았던 기억이 납니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만큼 결과물도 만족스럽게 나왔다고 생각하구요, 지금은 애착이 많이 가는 그림입니다.
Q. 슬럼프를 겪으신 적이 있었나요?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 하셨는지?
이야기가 약간 길어질 것 같은데요, 정말 그림 그리는게 싫었던 때가 있죠. 저는 제가 그림을 잘 그린다고 자만하고 있었어요. 왜냐면 어릴 때부터 제 정체성은 ‘그림을 잘 그리는’이었거든요. 그건 어릴적 이야기인데 다 커서도 헛된 망상을 붙잡고 ‘나는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야!’라고 스스로에게 되뇌고 있었습니다. 실제론 작업도 많이 하지 않으면서요. 그러니까 막상 그림을 그려보니 생각 속에 있는 그대로 그려지지도 않고, 결과물도 너무 엉성해서 그리기가 싫더라구요. 그래서 거기서 멈춰서 그냥 아예 그림을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그냥 인정하기로 했어요.
‘내 그림은 현재 매우 별로다’ 그렇게 인정하고 작업량을 늘렸습니다. 정말 그림 그리는게 힘겹고, 너무 하기 싫고, 괴로웠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극복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직 한 장, 다음으로 한 장씩 그려나가는 수 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요.
Q. 작가님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일단은 그림을 그리는 거겠죠. 또 애니메이션을 하고 싶어서 애니메이션 공부도 해야겠고. 최근에는 편집이나 타이포를 그림에 섞는 방식이 재밌다고 생각해서 그것도 좀 연구해보고 싶습니다.
Q. 미래의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하신다면?
아직도 그림 그리고 있니?
AR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