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린
ARTIST TALK

Q. 안녕하세요! 작가님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평범함 속에서 발견한 특별함을 시각화하는 감독 윤채린입니다!
Q. 작가님의 작품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무엇인가요?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일상의 틈을 여는 판타지.”
제가 만드는 작품은 현실 너머의 세계를 엿보게 하는 장면들을 담고 있습니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며 관객이 현실을 살아가다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틈을 만들어주는 것이 저의 작업 목적입니다.
우리는 주어진 운명을 바꿀 수는 없지만, 프레임 안의 세계만큼은 조금 더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으니까요 :)

Q. 주로 어디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좋아하는 영화나 동화, 아끼는 판타지 소설들, 일기장 속 감정들이 저에게 큰 영감을 줍니다.
최근에는 아버지의 일기장에서 깊은 울림을 받았어요.
특히 “우리들은 내일을 향해 사는지도 모르겠다.”라는 문장은 제 삶과 작업 방향에 아주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Q. 작품 제작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영감이 떠오르면 곧바로 아이디어 노트에 메모합니다.
이후 이야기를 다듬고, 어떤 구도와 시선으로 담아낼지 설계한 뒤 촬영·편집 과정을 거쳐 작품을 완성합니다.
Q. 지금까지 해오신 작품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나, 관련한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만초한연(蔓草寒煙)>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작업에 들어갈 당시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그만하자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깊은 회의에 빠져 있던 시기였고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을 만큼 지쳐 있었죠.
그런데 이 작업을 통해 소중한 사람들을 만났고,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그리고 이 일이 내게 얼마나 소중하고 사랑하는 일인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미숙한 점도 많았어요. 포그머신 끄는 법도 몰라서 스튜디오 전체가 연기로 가득 찼던 적도 있었던 걸요 ㅎㅎ
하지만 그런 서툶조차 작품의 일부가 되었고, 그래서 더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제가 영상을 하는 이유를 되새기게 해준 고마운 작품이에요.
Q. 작업할 때 가장 고민이 많은 부분, 또는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미장센’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하나의 프레임 안에 수많은 상징과 은유를 심고, 화면 너머의 의미까지 설계하는 작업을 좋아해요.
현실은 복잡하고 섬세하며 예측할 수 없는 감정들이 뒤엉켜 흘러가는데, 저는 그 복잡함을 하나의 장면에 담기 위해 선택하고, 배치하고, 꾸며냅니다.
관객이 단순히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읽어낼 수 있는’ 장면을 만들기 위해 하는 많은 고민이 제 작업의 핵심입니다.
Q. 작가님의 최근 작업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최근에는 저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작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영상 문법에 얽매이지 않고, 더 대담한 시선과 파격적인 구도로 촬영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익숙한 틀에서 벗어난 시선을 통해 저만의 특별함을 구축해가고자 합니다. 새로운 시도 속에서 제 한계치를 조금씩 높이며, 진짜 ‘나다운’ 작업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누군가에게 조용한 용기를 건네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나중에’라는 말로 넘긴 하루들이 어쩌면 우리가 가장 사랑해야 했던 순간들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내가 좋아하고 꿈꾸는 것,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이 삶 자체를 향한 사랑을 망설임 없이 따라가야 합니다.
제 작업이 결국 관객들의 삶을 잠시 멈춰 돌아보게 만드는 작은 불빛 같은 것이길 바랍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아주 작게라도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고 싶은 용기 하나가 피어났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믿습니다.
Q. 마지막으로, 미래의 자신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지금처럼 하고 싶은 건 뭐든 다 하고 사는 사람으로 남아 있었으면 좋겠어.
여전히 세상의 모든 낯섦 앞에 기꺼이 마음 열고 있기를.
어쩌면 우리에게 내일이 없을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