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NKY



ARTIST TALK

Q. 안녕하세요. 작가님과 작가님의 일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프랭키 머큐리라는 작가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비주얼아티스트 이수은입니다. 

평면과 설치의 경계 없이 작업을 해오고 있으며, 다양한 물성과 형태에 대한 탐구를 작업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Q. 닉네임은 어떤 의미를 담아 짓게 되셨나요?


저라는 사람 그 자체보다 저의 작업적인 자아만 드러내고 싶었기에 본명 대신 닉네임을 짓게 되었습니다. 

PRANKY라는 이름은 짓궂은 속임수같은 장난을 뜻하는 영어단어 PRANK에서 따 왔고, Merculee는 제 본명과 뜻이 같은 영어 단어를 조합하여 만들었는데요. 현실에 존재하는 저의 모습이 Merculee라면, Pranky는 제가 만든 세계 속에 숨어있는 저의 짓궂은 자아라고 볼 수 있어요.




Q. 작가님의 작품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부유, 범람, 생장의 에너지


Q. 작가가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정신을 차려보니 되어있었습니다. 원래는 디자인을 전공하고, 작품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서비스직에 종사하고 있었는데요, 작년 초 인생에 있어 큰 번아웃을 겪게 되면서 현실의 시끄러움과 피로를 견디기 힘든 상태에 처하게 되었었어요. 

그런 현실의 스스로를 좀 털어내고자 틈날 때마다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던 것이 훌륭한 도피가 되었었고, 거기에 우연히 터프팅을 시작하게 되면서 소소하게 제 작업물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는 정도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미숙한 작업들을 찾아주시는 분들께 부끄럽지 않고자 두서없이 작업하다보니 여기까지 왔군요.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인가요?


현재는 섬유를 사용한 터프팅 작업에 아크릴, 나무 등 다양한 재료를 접목시킨 입체작업과 아크릴 페인팅작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페인팅으로 그려내는 세계는 2차원의 세상이고 섬유로 빚어낸 세계는 3차원에 존재하는 세상으로 여기고 있는데요, 

이 모든 것을 뒤섞어 다차원적인 즐거움을 자아낼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멉니다.




Q. 작업하실 때,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부유하는 것, 넘치는 것, 자라나는 것들의 형태와 구조성에 흥미를 느끼는 편입니다. 

이 3가지 특성이 다 제게 속해있다고 생각합니다.

Q. 알록달록한 터프팅 작업이 인상적인데, 소재를 선택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처음부터 작업을 위해 터프팅을 하게 되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사실 집에 둘 러그가 필요해서 찾던 도중 터프팅을 알게되어 가벼운 흥미로 공방을 등록하고 배우게 되었었는데요, 작업을 하다보니 한가닥 한가닥의 섬유가 다발로 모여 이토록 다채로운 세상을 표현해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놀랍고 즐거웠어요. 

작업을 하는 내내 느꼈던 자유와 몰입의 경험에 푹 빠져 계속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다보니 이젠 저와 뗄 수 없는 소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터프팅을 시작한 이후 아직까지도 집에 깔 러그는 만들지 못했어요..... 러그를 만들어야지, 마음먹고 작업을 시작했다가도 결국엔 도저히 바닥에는 깔 수 없는 작업으로 완성시키게 됩니다. 그만큼 가능성이 무한한 소재랍니다.




Q. 한 땀 한 땀 수를 놓는 작품이다보니, 작업 시간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데, 평균적으로 완성하기까지 어느 정도 걸리시나요?


작업의 구상부터 터프팅을 하기 위해 천을 걸고, 수를 놓고 마감하여 완성하는 모든 단계에 적지 않은 시간과 힘이 드는 작업입니다. 매일 충실하게 작업할 경우, 30호 규모 기준 한 달이 약간 빠듯할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Q. 지금까지 해오신 작품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어떤 건가요?


지난 개인전에 걸었던 100호 페인팅 작품인 '녹는 세계'(우상단)가 현재 가장 아끼는 작업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내내 다른 차원에 대한 사유에 몰입했었는데요, 

실제 그림을 보는 관객과 평면 속의 세계가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설치 조형물과 함께 일종의 '차원 그라데이션' 형태로 작업을 설치했었습니다. 

의도가 분명히 전달되었을 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적어도 저에게는 앞으로의 작업관에 대한 유의미한 질문을 남길 수 있었던 작품입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떤 작가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꿈 속에 살면서도 현실을 잊지 않는 사람으로 보여졌으면 합니다. 

작업 안에서 실재하지 않는 세계를 끊임없이 그리고, 또 그 안에서 머무르며 자유를 느끼곤 하지만 저에게 여전히 중요한 것은 현실에 실재하는 저의 존재와 물성들입니다. 그저 꿈만 꾸며 땅에 발을 내려놓지 않는 사람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2024년에는 페인팅이 되었든, 터프팅이 되었든 300호 이상의 대형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단순히 규모만 커진 작품이 아닌, 그 안에서 밀도 높은 세계를 그려낼 수 있도록 진득하고 성실하게 작업하고자 합니다. 

빨리 돌아가는 세상 안에서 그만큼 빠른 속도로 작업을 내놓지 않으면 제 존재도 잊혀져버릴까 가끔 조바심이 들지만, 그럴 수록 더욱 제 속도를 지켜 작업을 완성해나가려 합니다.




Q. 마지막으로 미래의 자신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지금보다 더욱 균형이 잡힌 성실한 사람이 되었길 바라. 언젠가 꼭 만나자!